돈줄 막힌 서민들, 연 30% 고금리 대부업체에 몰렸다

대출도 양극화 ….. 
 
 
전체 이용자 261만명…올 상반기에만 12만명 늘어

고금리 대부 잔액 12조3천억…6개월 새 1조2천억↑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연 30%대인 고금리 대부업체에서 나간 돈이 올 들어 예년의 두 배 수준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업체 이용자가 크게 늘면서 수년째 감소세를 보이던 등록 대부업자 수도 증가세로 반전했다.

대부업체 이용자의 절반 이상은 생활자금을 위해 돈을 빌린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 신용대출 금리가 최저 연 3∼6%까지 떨어졌지만 신용도가 낮은 서민층은 마땅히 돈을 빌릴 곳이 없어 연 30%대의 고금리 대부업체 문을 두드렸다는 얘기다.

◇ 올 들어 대부업체서 빌린 돈 두 배로 늘어

29일 행정자치부·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공개한 ‘2015년도 상반기 대부업 실태조사 결과’ 자료를 보면 올 6월 말 현재 총 대부잔액은 12조3천401억원으로 작년 말(11조1천592억원)과 비교해 6개월 새 1조1천809억원(10.6%) 증가했다.

한 해 증가폭이 2013년은 1조3천256억원, 2014년은 1조1천432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올 들어 6개월 사이에 예년의 1년치가 증가한 셈이다.

대부 이용자 수는 6월 말 현재 261만4천명으로 6개월 전보다 12만1천명(4.8%) 늘었다.

대부 이용자는 2012년(-1만6천명), 2013년(-2만명) 감소세를 보이다가 2014년 7천명 증가한 데 이어 올 들어 6개월간 폭증한 것이다.

특히 증가자의 대부분인 10만3천명은 자산 규모 100억원 이상의 대형업체에서 돈을 빌린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대부금리는 법정 상한을 하향조정한 효과가 반영되면서 하락세를 이어갔다.

평균 대부금리는 2012년 말 32.7%, 2013년 말 31.9%, 2014년 말 29.8%를 기록한 데 이어 올 6월 말 현재 28.2%를 나타냈다.

금융위는 신용도가 낮아 제1, 2금융권에서 제대로 돈을 빌리지 못하는 서민층의 자금수요가 늘어난 것을 주된 증가 배경으로 분석했다.

◇ 대부업체 수 5년 만에 증가세로 반전

등록 대부업자 수도 올 들어 증가세로 돌아섰다.

6월 말 현재 전체 등록 대부업자(대부중개업 포함)는 총 8천762개로 6개월 전보다 68개(0.8%) 늘었다.

등록 대부업자 수가 증가한 것은 2010년 상반기(1만4천783개→1만5천380개) 이후 5년 만이다.

등록 대부업체 수는 2010년 상반기를 제외하면 2007년 9월 말 1만8천197개를 정점으로 감소세를 보여왔다.

특히 자산규모 100억원 이상의 대형업체 수는 6월 말 현재 168개로, 6개월 전보다 3곳 늘어 실태조사 집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융위는 올 상반기 중 대부 중개업자(2천18개→2천106개)를 중심으로 전체 등록업자 수가 증가한 것으로 파악했다.

대부업자들이 영업확대를 꾀하면서 대부중개업자의 중개 규모도 규제 이전으로 확대됐다.

대부 중개 건수는 카드사 정보유출 사건 이후 문자메시지·이메일 등을 통한 비대면 대부 권유 영업이 제한되면서 2013년 하반기 46만7천건에서 2014년 하반기 40만6천건으로 크게 줄어든 바 있다.

그러나 올 들어 대부업체 영업실적이 크게 좋아지면서 올 상반기 중개 건수는 54만2천건으로 영업 제한 이전 실적을 오히려 웃돌았다.

하반기 중개금액도 2조3천444억원으로, 영업규제 이전인 2013년 하반기(2조1천574억원)보다 많았다.

중개수수료는 4.3%로 작년 하반기 대비 0.1%포인트 줄었지만, 중개수수료 수입은 1천8억원으로 작년 하반기 대비 701억원(43.8%) 늘었다.

◇ 생활자금 목적이 63.3% 차지…회사원 68.4%·자영업 21.3%

대부업체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주로 생활자금 부족으로 돈을 빌린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 100억원 이상 대형 대부업체를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를 보면 차입용도로 생활비(63.3%)가 가장 많았고, 그다음이 사업자금(14.2%), 다른 대출 상환용(8.8%) 순이었다.

생활비 용도라는 응답 비중은 작년 말과 대비해 2.7%포인트 증가한 반면, 사업자금 용도라는 응답 비중은 1.1%포인트 줄었다.

이용자의 직업은 회사원이 68.4%로 가장 많았고, 자영업자(21.3%), 주부(6.8%)가 그 뒤를 이었다.

거래자의 신용등급은 은행 대출상품을 이용할 수 없는 7등급 이하의 저신용자가 78.6%로 가장 많았다.

중간 등급인 4∼6등급 거래자 비중도 21.4%나 됐다.

4∼6등급 거래자 비중은 2012년 말 13.6%에서 2013년 말 19.8%, 2014년 말 21.6%로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올 들어서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돈을 빌린 뒤 갚을 때까지인 대부 이용기간은 1년 미만인 경우가 55.4%로 계약기간과 무관하게 대체로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대부업 법정 최고금리가 하향 조정되고 대부업체 등록요건이 강화되면 영세 대부업자가 퇴출되는 등 대부시장이 재편되고 대부 증가세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여야는 대부업법상 법정 최고 금리를 현재의 연 34.9%에서 27.5%로 내리기로 잠정 합의했다.

그러나 다른 정치 쟁점의 영향을 받아 법안 처리를 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