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실 이야기(31)

                                                                       유머
 
                                                              미용실 이야기(31)
 
                                                                두룡거사 작ⓒ
 
— 동네 미용실.
— 30대 초반의 젊은 여자들이 TV 연속극을 보고 나더니 한바탕 수다들을 떤다.
 
주인 ; 참 멋지지 않니?저렇게 배려하는 모습이?
 
A ; 그러게 말야.배려야말로 사람으로서 꼭 갖춰야 할 덕목이 아닐까?말이 나와서 말인데 내가 평소에 잘
안 씻잖니?그래서 모처럼 목욕탕에 갈 때는 집에서 미리 씻고 간다니까.아무리 목욕탕이 때를 미는
곳이라고는 하지만 덕지덕지 묻어 있는 내 몸의 때를 다른 손님들한테 보여 주는 건 배려가 아닌 것 같아서…
 
주인 ; 글쎄?배려치고는 어째 좀 그렇다?집에서 미리 씻고 갈 거면 목욕탕은 뭐하러 간대?
 
B ; 나도 배려를 실천하려고 무진 애를 쓰고 있어.내가 노인정이나 어르신들을 위한 행사 같은 델 자원봉사하러
갈 때가 가끔 있는데 그때마다 난 아슬아슬하게 짧은 치마를 입고 가.어떤 사람들은 날 보고 어르신들 앞에서
의상이 너무 야한 거 아니냐고 핀잔을 주기도 하지만 난 그렇지 않다고 봐.그러니까 나이라는 무게에 짓눌려
자칫 무기력해질 수도 있는 할아버지들로 하여금 삶의 원동력을 찾아 드리게 하려는 나의 속 깊은
배려라고나 할까…
 
주인 ; 치,속 깊은 배려 두 번 했다가는 멀쩡한 할아버지 몇 분 숨넘어가실까 심히 걱정된다.
 
C ; 목욕탕도 좋고 노인정도 좋지만 나는 우리 남편을 배려하려고 누구보다도 노력하고 있어.
 
주인 ; 얘,입에 침이나 바르고 그런 소리해라.남편 배려한다는 애가 뻑하면 외간남자들이나 만나고 다니니?
 
C ; 내가 다른 남자들이랑 사나흘이 멀다하고 잠자리를 갖는 게 다 우리 남편을 배려하려는 거라구.너희도
알다시피 우리 남편이 매일 집에 들어오는 게 아니잖니?회사일 때문에 외국에 출장 갔다가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집에 오는 남편한테 만족을 주려는 거지.보라구,내가 남편이 없는 긴 공백 기간을 아무런 대비 없이
허송세월로 보내다가 갑자기 남편을 맞으면 잠자리 테크닉이 무뎌질 게 뻔하지 않겠니?응,남편하고
오랜만에 잠자리를 가질 때 내가 아무런 반응 없이 목석같이 누워만 있는 건 남편에 대한 배려가 아니잖아?
시간날 때마다 짬짬이 다양한 남자들과의 실습을 통해 잠자리 테크닉을 숙지하고 체화해서 남편을 만족시켜
주려는 거라구.너희들 내 말 명심해라.세상에 노력 없이 얻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단다……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