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의 독불장군..

사기(史記) 항우본기(項羽本紀)에 따르면, 항우가 홍문(鴻門)잔치에서 유방을 죽이려다가 실패하고, 진나라 수도 함양(咸陽)에 쳐들어갔습니다. 항우의 할아버지 항연(項燕)이 옛날에 진시황에게 죽임을 당했는데, 항우는 그 복수심에 아방궁을 약탈한 다음에 불살라 버렸습니다. 

이때 모사 범증이 항우에게 “관중(關中:진나라 땅)은 사방이 험한 산으로 둘어싸여 있고, 땅이 비옥하여 도읍으로 하기에는 적당하므로 만일 여기를 도읍으로 정한다면 천하를 얻을 수 있다.”고 권했습니다. 

그런데 항우는 불에 탄 함양이 싫었고, 또 고향에 가고 싶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합니다. “부귀불귀고향(富貴不歸故鄕) 여의수야행(如衣繡夜行) 수지지자(誰知之者)”(돈을 벌고도 고향에 돌아가지 않는 것은 마치 비단옷을 입고 밤길을 가는 것과 같으니 누가 알아주리요.) 여기서, ‘밤길에 비단옷을 간다’는 것은 남이 알아주지도 않는 일을 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주식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한국증시에 상장되어 거래되는 수많은 주식 중에서 회사의 펀더멘탈이 탄탄하고 불확실성이 거의 없는 종목이 분명히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런 종목 중에서 개미 투자자들 사이에 잘 알려지지 않아 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겁니다. 몇 년 전의 셀트리온이 바로 그런 종목이었죠.

진흙 속에 묻혀 있던 셀트리온을 발견하여 과감하게 투자한 개미들이 바로 셀트리온 독개미들입니다. 대다수의 애널과 기자들이 셀트리온을 비난할 때, 독개미들은 셀트리온의 미래가치를 신뢰하며 꾸준하게 주식수 늘리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기대와는 달리, 꽤 오랜 시간이 흘러도 셀트리온의 주가는 크게 상승하지 못하고 지루한 조정 장세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대다수의 개미들이 셀트리온의 가치를 알아보지 못했고, 공매도 세력을 포함한 하방세력들의 농간에 기관들 역시 놀아났기 때문입니다. 이를 전문적인 용어로 “수요가 없다”고 표현합니다. 

모든 상품의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는 경제의 기본 원리를 모르는 분은 없을 듯. 이는 주식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수급의 주체 중에서 외국인이나 기관의 수요가 있어야 주가가 상승합니다. 개미의 수요는 주가의 상승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개미들의 힘은 분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셀트리온의 경우는 정반대입니다. 분산되어 있어야 할 개미들의 힘이 똘똘 뭉쳐있거든요. 그래서 셀트리온의 지분을 늘리고 싶은 기관이나 외국인은 당연히 독개미들의 물량을 노릴 수밖에 없습니다. 

밤길에 비단옷을 입고 있는 셀트리온 독개미들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주가는 지지부진했습니다. 덕분에 대다수 개미들이 선도주 주도주 테마주에 전전할 때에도 셀트리온 독개미들은 묵묵히 주식수를 늘려갔습니다. 

많은 주식 전문가들이 주식은 유행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유행을 쫓아다녀야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떠들어댑니다. 그런데 인위적으로 수요를 만들어낸 종목은 유행이 지나면 철저하게 버림받게 됩니다. 그 결과가 어떤가요? 고점에서 반토막은 기본이고 다섯 토막, 열 토막으로 비참하게 폭락하며 무수한 개미무덤을 만들고 맙니다.

주식시장에 독불장군은 없는 걸까요? 저는 있다고 봅니다. 제 생애 마지막 종목으로 선택한 게 바로 셀트리온입니다. 주식 투자자들의 수급이 몰릴 종목을 미리 선점한 게 아니고, 일시적인 유행을 선도할 종목을 찾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워렌 버핏이 코카콜라에 가치투자를 하듯이, 저는 셀트리온의 미래가치를 2만원대에 알아보았고 꾸준히 주식수를 늘려가면서 최근 29만대에도 추가매수를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가치투자를 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당연히 일시적인 유행에 신경 쓰지 않았고, 밤길에 비단옷을 입었다는 비아냥을 들어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셀트리온과 동행하는 선택을 후회하지 않았거든요. 셀트리온이 독불장군이듯 셀트리온 독개미 역시 한국증시의 독불장군입니다. 힘든 시간이 앞으로도 있을 수 있지만, 그 또한 잔파도이며 독개미들은 어렵지 않게 그 파도를 넘어설 것입니다. 각자의 목표에 도달할 때까지!

[내용추가] 밤길에 비단옷을 입으면 어떤가요? 해가 뜰 때까지 기다리면 되는데~!!!!